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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세기 2:24)

 

이 말씀은 결혼식 날 한 번 읽고 지나가는 말씀이 아니라, 결혼생활 내내 붙들어야 할 하나님의 원리이다.

 

1) 부모를 떠나

 

부모를 떠난다는 것은 단순히 집을 나와 따로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독립하여 이제는 배우자를 삶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로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연합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일이 아니라, 평생 서로를 이해하고 맞추어 가며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한 몸을 이룬다'는 것은 법적으로 부부가 되는 것을 넘어 마음과 생각, 삶의 방향까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을 뜻한다.

 

이 원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갈등이 생긴다.

 

결혼은 이제 부모 중심의 삶이 아니라 부부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출발이다. 새롭게 세워진 가정은 남편과 아내, 그리고 하나님께서 함께 세우시는 거룩한 공동체이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비록 부모라 할지라도 지나치게 개입하여 부부 사이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사랑은 소중하지만, 부부의 자리는 부모도 대신할 수 없다.

 

가정은 부부만의 성역이다.

 

그 안에는 사랑과 신뢰, 존중이 자라야 한다. 그런데 그 공간에 간섭과 비교, 편 가르기가 들어오면 어느새 갈등이라는 잡초가 자라기 시작한다.

 

결혼생활에는 여러 종류의 갈등이 있다. 부부갈등, 시부모나 처부모와의 갈등, 형제자매와의 갈등, 자녀 문제, 경제적인 문제 등 다양한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갈등도 결국은 부부가 하나 되어 있느냐에 따라 해결의 방향이 달라진다.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며 한마음이 되면 외부의 어려움도 함께 이겨 낼 수 있지만, 부부 사이가 흔들리면 작은 문제도 큰 갈등으로 번지기 쉽다.

 

2) 갈등의 예방

 

건강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갈등을 예방하는 지혜는 더욱 중요하다.

 

먼저 서로의 기질과 성격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가정 안에서 역할을 나누어 보자.

 

예전에는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고정된 역할이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오늘날에는 각자의 강점과 상황에 맞게 역할을 나누는 것이 더 건강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서로가 맡은 역할을 존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부부갈등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배우자를 내 기준에 맞게 바꾸려는 마음이다.

 

"왜 당신은 나처럼 하지 못해?"

 

이 질문이 반복될수록 사랑은 점점 줄어든다.

 

그러나 이렇게 질문해 보면 어떨까?

 

"당신은 왜 그렇게 생각했어?"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면 좋겠어?"

 

상대를 설득하려 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질문이 갈등을 대화로 바꾸어 준다.

 

갈등이 생겼을 때는 감정이 가장 격해진 순간에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마음이 조금 진정된 뒤 서로의 마음을 차분히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지혜롭다.

 

이때 먼저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은 지는 사람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사람이다.

 

필자도 신혼 초에는 참 어리석게 싸웠다.

 

사소한 일로 시작된 다툼이 어느새 몇 년 전 이야기까지 이어지곤 했다. 마치 오래된 사건 기록을 모두 꺼내 읽는 사람처럼 "그때도 그랬잖아.", "당신은 항상 그래."라는 말을 반복하였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작은 의견 차이였던 갈등이 어느새 큰 싸움으로 번졌고, 서로의 마음에는 상처만 남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다.

 

3) 갈등에 대한 약속

그 후 깨달은 것이 있다.

 

갈등은 현재의 문제만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를 끌어오면 현재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고 상처만 깊어진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싸운 뒤에도 자신의 책임을 놓지 않는 것이다.

 

감정이 상해 있어도 부모라면 부모의 역할을, 남편과 아내라면 각자의 책임을 성실하게 감당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감정을 추스르기 어렵다면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화가 난다고 술을 마시러 나가 버리거나 연락을 끊어 버리는 행동은 결코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니다.

 

남겨진 배우자는 버림받았다는 깊은 상처를 받기 쉽고,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 신뢰도 함께 무너지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싸움의 마지막이다.

 

갈등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해이다.

 

앞에서 '분노에 대한 약속'에서 이야기했듯이, 부부만의 화해 방법을 미리 정해 두면 좋다.

 

먼저 손을 내밀기, 미안하다고 말하기, 함께 차를 마시기, 손을 잡고 산책하기, 그리고 함께 기도하기.

 

이러한 작은 화해의 습관은 부부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어느 연구에서는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생활을 이어 가는 부부는 변화에 잘 적응할 줄 알고, 서로를 신뢰하며, 배우자와 함께 있는 시간을 기뻐한다고 한다.

 

완벽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다.

 

결혼생활에서 갈등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갈등은 관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과정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갈등을 두려워하지 말자.

 

대신 갈등을 대하는 태도를 배우자와 함께 약속하자.

 

서로를 바꾸려 하지 말고 이해하려 노력하며, 상대를 이기려 하지 말고 관계를 지키려 애쓰자.

 

그럴 때 갈등은 부부를 흔드는 폭풍이 아니라, 더 깊이 사랑하도록 이끄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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