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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서로 달라서 의견다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서로 다름 때문에 삶이 더욱 풍성한 자원이 될 수도 있으며,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그 사례를 살펴보자.

 

1) 서로 닮은 부부

 

지인 중에 자수성가한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 강한 추진력과 승부욕을 가진 사람이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만큼 사업 확장에 몰두했고, 마침내 큰 성공을 이루었다. 그의 아내 역시 남편 못지않게 사업 욕심이 많았다. 두 사람은 한마음이 되어 사업을 더욱 크게 키워 나갔지만, 결국 무리한 확장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고 부도를 맞고 말았다.

 

젊은 시절의 나는 그 부부를 참 부러워했었다. 두 사람은 늘 활기차고 열정적이었으며, 무엇이든 함께 결정하고 함께 추진하는 모습이 너무도 멋져 보였다.

 

반대로 우리 부부는 기질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자주 부딪혔다. 그래서 '저 부부처럼 잘 맞는 사람과 결혼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돌이켜 보면 그 부부는 너무 비슷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도 서로를 견제하거나 다른 시각을 제시해 줄 사람이 없었다. 한 사람이 "더 투자하자."라고 말하면 다른 사람도 "좋다."라고 했고, 한 사람이 "조금 더 확장하자."라고 하면 다른 사람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았다. 브레이크 없이 액셀러레이터만 밟은 셈이다.

 

그들의 실패는 사업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멈춰 세워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격이 비슷한 부부일수록 의도적으로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 찬성하면 다른 사람은 일부러라도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한 사람이 장점을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은 위험 요소를 점검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같은 방향만 바라보는 부부보다 서로의 시야를 넓혀 주는 부부가 더욱 건강하다.

 

2) 서로 다른 부부

 

반대로 성경에는 기질과 성격이 달랐기 때문에 큰 위기를 피한 부부가 등장한다.

 

바로 나발과 아비가일이다.

 

나발은 이름의 뜻처럼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그는 수천 마리의 양과 염소를 가진 큰 부자였지만 인색하고 교만했다. 당시 왕에게 쫓기던 다윗과 그의 부하들은 오랫동안 나발의 목자들과 가축을 보호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윗은 사람을 보내 먹을 것을 조금 나누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나발은 모욕적인 말과 함께 이를 거절했다.

 

격분한 다윗은 군사들을 이끌고 나발의 집안을 몰살시키기 위해 출발했다.

 

그때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급히 음식을 준비하여 다윗을 찾아갔다. 그녀는 남편의 어리석음을 대신 사과하며 분노를 가라앉혔다. 또한 다윗이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답게 개인적인 복수로 손을 더럽히지 말고 하나님께 맡겨 달라고 간청하였다.

 

결국 다윗은 칼을 거두었고, 나발의 집안은 멸망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만약 아비가일마저 나발처럼 욕심 많고 교만하며 눈앞의 이익만 좇는 사람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다윗의 군대는 그 목장을 초토화했을 것이고, 나발의 집안은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한 사람의 '다름'이 한 가정을 살린 것이다.

 

3) 다름을 축복으로

 

많은 예비부부와 신혼부부는 결혼하면 모든 것이 잘 맞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인 경우가 많다. 함께 살아 보니 나와 너무 다른 모습들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생활 습관도 다르고, 돈을 쓰는 방식도 다르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다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다르다.

 

그러다 보니 "왜 이렇게 다를까?"라는 말이 어느새 "우리는 안 맞는 것 같아."라는 결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처음부터 똑같은 사람 둘을 만나게 하지 않으셨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함께 성장하도록 결혼을 만드셨다. 한 사람은 속도가 빠르고, 다른 사람은 신중하다. 한 사람은 미래를 보고, 다른 사람은 현실을 살핀다. 한 사람은 용기를 내고, 다른 사람은 위험을 점검한다.

 

이러한 다름은 갈등의 원인이 아니라 가정을 지키는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

 

신혼부부가 이러한 문제로 상담을 해 오면 나는 결혼 선배로서 오히려 많이 싸우라고 말해 준다. 다만 상처 주기 위해 싸우지 말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싸우라고 말한다. 결혼 후 약 5년 정도는 서로를 맞추어 가는 시간이기 때문에 갈등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는 부부가 아니라, 잘 싸우는 부부이다.

 

잘 싸운다는 것은 이기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위해 대화하는 것이다. 상대를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배우기 위해 귀를 여는 것이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다름을 적으로 바라보면 평생 갈등하며 살게 되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로 바라보면 평생 배우며 성장하게 된다.

 

결혼의 행복은 같은 사람을 만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축복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다름은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지키기 위해 미리 준비해 두신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