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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은 우리에게 말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일깨워 준다. 그렇다면 결혼생활에서는 어떨까? 만약 배우자에게 '천 냥 빚을 진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며 말한다면 우리의 가정은 얼마나 달라질까?

천 냥의 빚을 진 사람은 상대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부탁을 해야 할 때에도 미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말한다. 도움을 받으면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진심으로 감사한다. 혹여 상대가 자신의 부탁을 들어주면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반대로 부탁을 들어주는 배우자도 "그 정도는 얼마든지 해 줄 수 있지."라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꺼이 손을 내민다. 그리고 감사 인사를 들으면 "내가 더 고마워."라고 화답한다.

이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천 냥의 빚을 진 사람처럼 겸손과 감사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부부 사이에는 다툼보다 이해가, 불평보다 배려가, 명령보다 존중이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결혼생활은 누가 더 많이 희생했는지 계산하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에게 받은 사랑을 기억하며 감사로 살아가는 관계이다. 배우자를 당연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가장 귀한 선물로 바라볼 때 우리의 언어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1) 공감하는 언어가 사랑을 키운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은 다르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쉽게 이해하지만, 어떤 사람은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공감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공감을 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공감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마음이 이해받지 못할 때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행복한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언어는 바로 공감의 언어이다.

공감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상대의 말을 그대로 따라 말해 주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말한다.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는데 너무 속상했어."

이때 가장 좋은 첫마디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말이 아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많이 속상했겠다."

"정말 마음이 힘들었겠네."

이처럼 배우자의 감정을 먼저 읽어 주는 것이다.

상담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미러링(Mirroring)' 또는 '반영하기'라고 한다. 상대의 감정과 마음을 거울처럼 비추어 주는 대화법이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이 이해받는다고 느끼는 순간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연다.

반대로 배우자가 힘들다고 말할 때 곧바로 원인을 분석하거나 잘못을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당신도 잘못한 것 아니야?"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하지 말랬잖아."

"왜 그렇게 행동했어?"

물론 상대를 위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처받은 마음에는 해결책보다 공감이 먼저 필요하다. 위로받지 못한 마음은 충고를 잔소리로 받아들이기 쉽다.

배우자에게 천 냥의 빚을 진 사람이라면 먼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많이 속상했겠다."

"당신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돼."

이 한마디가 배우자의 마음을 쉬게 한다.

공감을 받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더 하게 되고, 마음이 정리되면서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경우도 많다. 결국 가장 좋은 대화는 상대에게 정답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자신의 답을 찾도록 기다려 주는 것이다.

2) 긍정의 언어는 행복을 선택하는 습관이다

부부는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말을 주고받는다. 그 말들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세우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언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정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매사에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 흔히 사람들은 그런 사람과 함께 있으면 "기가 빨린다."고 말한다. 반대로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이유 없이 마음이 편안해지고 힘이 난다.

연애할 때는 상대의 부정적인 말조차도 꼼꼼하고 분석적인 성격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결혼 후에는 그 언어 습관이 반복되면서 배우자의 마음을 지치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행복해야 할 신혼이 어느새 작은 불평과 짜증이 쌓이는 시간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언어 습관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여행을 떠나는 날 비가 내렸다고 하자.

부정적인 언어는 말한다.

", 재수가 없네."

그러나 긍정적인 언어는 이렇게 말한다.

"비 오는 날 여행도 운치가 있어서 좋겠다."

상황은 똑같지만 마음은 전혀 달라진다.

또 무더운 여름날 운동을 마치고 얼음을 찾았는데 냉동실에 얼음이 세 조각만 남아 있었다고 해 보자.

부정적인 사람은 말한다.

"이것밖에 안 남았네."

긍정적인 사람은 말한다.

"다행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남아 있었네."

말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감정이 바뀐다. 그리고 감정이 바뀌면 삶의 태도까지 달라진다.

성경은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잠언 4:23)고 말씀한다. 마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신의 언어를 지키는 것이다.

오늘부터 작은 말 한마디를 바꾸어 보자.

"왜 그래?" 대신 "괜찮아?"

"힘들어." 대신 "조금 쉬면 괜찮아질 거야."

"큰일 났네." 대신 "함께 해결해 보자."

"안 될 거야." 대신 "한번 해 보자."

이러한 작은 변화가 부부의 하루를, 그리고 인생을 바꾸는 씨앗이 된다.

3) 감정을 전하는 '나-메시지'의 힘

부부가 가장 많이 다투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잘못을 먼저 말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소 저녁 7시면 퇴근하는 배우자가 아무 연락도 없이 밤늦게 귀가했다고 하자.

많은 사람은 화가 난 나머지 이렇게 말한다.

"도대체 지금이 몇 시야? 연락도 안 하고 뭐 한 거야?"

이것이 '-메시지'이다. 모든 초점이 상대의 잘못에 맞추어져 있다. 그러면 듣는 사람은 변명하거나 방어하려는 마음부터 생긴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당신이 연락이 없어서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고 정말 많이 걱정했어."

이번에는 초점이 자신의 감정에 있다.

상대를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배우자는 방어하기보다 공감하게 된다.

"미안해. 정말 걱정했겠구나."

이처럼 '-메시지'는 상대를 변화시키려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진실하게 전하는 사랑의 언어이다.

4) 천 냥 빚을 진자의 언어

천 냥의 빚을 진 사람이라면 비난보다 걱정을 먼저 말하고, 분노보다 사랑을 먼저 표현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말은 관계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을 가장 쉽게 느끼는 통로가 바로 말이다.

따뜻한 말은 지친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공감의 말은 상처를 치유하며, 감사의 말은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반대로 비난과 냉소, 무시와 비아냥은 사랑하는 사람의 자존감을 조금씩 무너뜨린다.

그래서 행복한 부부는 특별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살리는 말을 선택하는 사람들이다.

성경은 말의 중요성을 여러 곳에서 강조한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나니..."(잠언 18:21)

"유순한 대답은 분노를 쉬게 하여도 과격한 말은 노를 격동하느니라."(잠언 15:1)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니라."(잠언 25:11)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말을 통해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세우기도 하신다.

그러므로 오늘도 배우자의 마음을 살리는 말을 선택하자.

배우자에게 천 냥의 빚을 진 사람처럼 부탁하고, 천 냥의 빚을 갚지 못한 사람처럼 감사하며, 천 냥의 빚을 잊지 않은 사람처럼 겸손하게 말해 보자.

그 작은 말 한마디가 부부의 사랑을 지키고, 가정을 세우며, 자녀들에게 사랑의 언어를 물려주는 가장 아름다운 유산이 될 것이다.

결혼은 평생 함께 걸어가는 동행의 길이다. 그 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돈도, 능력도, 화려한 선물도 아니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말 한마디이다.

 

오늘도 배우자의 마음을 살리는 언어를 선택하자. 그 한마디가 천 냥의 빚도 갚고, 평생의 사랑도 지켜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