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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잠들기 전에 꼭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해요."

 

오래전, 친한 지인 부부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참 따뜻해졌다.

'우리 부부도 저렇게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집으로 돌아온 나는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우리도 잠자기 전에 손을 잡고 함께 기도해 보면 어때?"

남편은 싫다고 하지는 않았지만 많이 어색해하는 눈치였다. 나 역시 더 권하지 못했다. 결국 그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는 기도보다 어색함을 더 크게 느꼈던 것 같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가족이 함께 저녁마다 성경 한 장을 읽고 찬송을 부른 뒤 기도하는 시간도 가져 보았다.

그때는 우리 가정에도 믿음의 전통이 세워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바쁜 일상과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오래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 후 나는 혼자 새벽기도를 다니기도 하고, 집에서 기도하기도 했으며, 특별새벽기도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기도생활은 이어 갔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 부부가 함께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시간은 많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가장 꾸준히 함께 드린 기도는 식사기도였던 것 같다.

그리고 힘든 일이 생기면 그제야

"주님, 도와주세요."

하며 하나님을 찾곤 했다.

지금 돌아보면 기도보다 현실이 더 바빴고, 하나님께 맡기기보다 우리의 힘으로 해결하려 애쓰며 살아왔던 것 같다.

하지만 감사한 것도 있다.

약 40년의 결혼생활 동안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주일예배만큼은 거의 빠지지 않았다.

돌이켜 보면 그 예배의 자리가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붙들어 주신 은혜의 자리였다.

그래서 이제는 한 가지 소망이 생겼다.

남은 인생만큼은 함께 기도하는 부부로 조금 더 성숙해지고 싶다.

함께하는 작은 습관이 부부를 더 가깝게 만든다

심리학에서는 부부가 함께 반복하는 작은 습관을 '관계 의식(Ritual)'이라고 말한다.

행복한 부부는 거창한 이벤트보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습관을 소중히 여긴다.

아침 인사를 나누는 일,

퇴근 후 서로를 반갑게 맞이하는 일,

손을 잡고 산책하는 시간,

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는 대화.

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행동들이 쌓여 부부의 정서적인 연결은 점점 깊어진다.

함께 기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기도는 단순한 종교 활동이 아니다.

서로의 걱정을 하나님께 맡기고,

감사를 함께 나누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시간이다.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도 깊어지지만, 배우자의 마음도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기도는 '우리 둘이 함께 하나님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서로에게 끊임없이 확인시켜 준다.

기도는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부부가 함께 기도한다고 해서 처음부터 길고 거창한 기도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짧게 시작하는 것이 오래간다.

"주님, 오늘도 감사합니다."

"우리 가정을 지켜 주세요."

이 두 문장만 함께 드려도 충분하다.

손을 잡는 것이 어색하다면 나란히 앉아 기도해도 좋다.

매일이 어렵다면 일주일에 한 번부터 시작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기도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함께 서는 시간이다.

기도도 부부가 함께 배워 가는 사랑의 습관이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때 부부는 더욱 든든해진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
(전도서 4:12)

부부는 두 사람만으로 살아가는 공동체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때 비로소 쉽게 끊어지지 않는 세 겹 줄이 된다.

살다 보면 경제적인 문제도 있고,

자녀 문제도 있으며,

건강의 어려움도 찾아온다.

기도는 이런 문제를 모두 없애는 마법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가장 든든한 믿음의 습관이다.

기도하는 부부에게도 어려움은 찾아온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마주하는 마음은 달라진다.

'내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짐'이 아니라, '하나님과 배우자가 함께 짊어지는 짐'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혹시 지금까지 우리 부부처럼 함께 기도하지 못했다 해도 괜찮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우리 부부만의 작은 기도 약속을 만들어 보자.

  • 하루에 한 번 감사 제목 나누기
  • 일주일에 한 번 함께 기도하기
  •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먼저 기도하기
  • 배우자의 기도 제목을 위해 서로 기도하기
  • 다툰 날일수록 화해한 뒤 함께 기도하기

기도는 하나님과 대화하는 시간이면서, 배우자의 마음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우리 부부도 아직 배우는 중이다.

완벽해서 함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 함께 나아가는 것이다.

젊은 날에는 함께 기도하지 못한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오늘 함께 드리는 30초의 기도가 어쩌면 우리 부부의 남은 인생을 바꾸는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거창한 기도보다 하나님을 향해 함께 돌아서는 두 사람의 마음을 기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소망한다.

"주님, 남은 생애만큼은 함께 기도하는 부부가 되게 하소서."

그것이 우리 부부에게 주실 가장 큰 선물이며, 우리의 자녀들에게 물려줄 가장 아름다운 믿음의 유산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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