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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결혼

좋은 부부보다 좋은 친구가 되세요

행복을 배우는 상담사 2026. 8. 7. 19:35

결혼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배우자를 바라보는 이름이 참 많아집니다.

남편, 아내, 아이들의 아빠와 엄마, 한 가정을 함께 책임지는 사람….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좋은 친구이기도 한가?'

부부에게는 사랑도 필요하고 책임감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긴 세월을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쩌면 그보다 먼저 서로에게 편안한 친구가 되어 주는 일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부부이기 전에 직장 동료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같은 직장에서 만나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결혼한 뒤에도 직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눌 때가 많았습니다.

"당신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겠어?"

"내가 이렇게 판단했는데, 당신 생각은 어때?"

신기한 것은 직장 이야기를 할 때의 우리 모습이 평소 부부로 대화할 때와 조금 달랐다는 것입니다.

부부 문제나 자녀 문제를 이야기할 때는 서로의 감정이 쉽게 개입되었습니다. 내 생각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상대의 말에 서운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직장 이야기를 할 때는 달랐습니다.

서로 한 걸음 떨어져 상황을 바라보며 꽤 객관적으로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때로는 동료처럼 조언해 주었고, 때로는 오랜 친구처럼 훈수를 두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배우자의 또 다른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 이 사람에게 이런 생각도 있었구나.'

'이런 문제는 나보다 훨씬 잘 보는구나.'

서로에게서 신선함을 느끼는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 부부는 종종 '친구 같은 부부'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지금 그 시절을 떠올리니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왜 친구에게는 너그러운데 배우자에게는 엄격할까요?

생각해 보면 참 이상합니다.

친구가 약속 시간에 조금 늦으면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묻습니다.

그런데 배우자가 늦으면 "당신은 왜 맨날 그래?"라는 말이 먼저 나오기도 합니다.

친구가 힘든 일을 털어놓으면 "많이 힘들었겠다."며 들어 줍니다.

그런데 배우자가 같은 이야기를 하면 "그래서 내가 전에 뭐라고 했어?"라며 충고부터 할 때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가까운 관계일수록 기대가 크기 때문입니다.

배우자에게는 사랑뿐 아니라 책임과 역할에 대한 기대가 따라옵니다.

'남편이라면 이래야지.'

'아내라면 이 정도는 알아야지.'

'아이 아빠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아이 엄마라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 아니야?'

이렇게 '남편'과 '아내'라는 역할로만 상대를 바라보기 시작하면 어느 순간 배우자라는 한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를 다시 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연습

친구 관계에는 중요한 특징이 있습니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친구가 나와 다른 음식을 좋아한다고 해서 고치려고 하지 않습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내 생각에 동의하도록 만들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부가 되면 이상하게 상대를 내 방식에 맞추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함께 살아야 하니 어느 정도 조율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같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배우자는 나와 한 몸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동시에 나와 다른 생각과 감정, 기질과 역사를 가진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고치기 전에 먼저 궁금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했어?"

"요즘 당신 마음은 어때?"

이 질문들은 상대를 바꾸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상대를 알아 가기 위한 질문입니다.

부부에게도 '역할 없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대화가 온통 해야 할 일로 채워질 때가 있습니다.

"공과금 냈어?"

"아이한테 연락했어?"

"병원 예약했어?"

"내일 몇 시에 나가?"

모두 필요한 대화입니다.

하지만 이것만 남으면 부부는 어느새 한 가정을 운영하는 '생활 공동경영자'처럼 살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은 남편과 아내, 아빠와 엄마라는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두 사람으로 만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차 한잔을 마시며 옛날 이야기를 해도 좋고,

함께 산책하며 별것 아닌 이야기를 해도 좋습니다.

"요즘 재미있는 일 있어?"

"우리 젊었을 때 기억나?"

"앞으로 꼭 한번 해 보고 싶은 것이 있어?"

이런 대화에는 정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친구처럼 들어 주고 웃어 주면 됩니다.

그 시간이 부부의 마음에 다시 숨을 불어넣어 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배우자는 가장 오래된 친구가 됩니다

젊었을 때는 주변에 사람이 많습니다.

직장 동료도 있고 친구도 있으며, 자녀를 키우느라 사람들과 끊임없이 관계를 맺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많은 관계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직장에서는 퇴직하고, 자녀들은 성장하여 자신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때 다시 바라보게 되는 사람이 배우자입니다.

수십 년 동안 같은 집에서 살며 서로의 젊은 날을 기억하고,

자녀가 태어나던 날을 알고,

함께 울었던 날과 웃었던 날을 기억하며,

서로의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과 가장 힘들었던 모습까지 알고 있는 사람.

생각해 보면 이보다 오래된 친구가 또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제 좋은 부부가 되는 것만큼이나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성경에도 아름다운 동행의 모습이 있습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전도서 4:9)

 

그리고 이어서 한 사람이 넘어지면 다른 사람이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켜 준다고 말씀합니다.

저는 이 말씀을 읽을 때마다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부부는 서로를 끌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한 사람이 넘어지면 손을 내밀어 주고,

한 사람이 지치면 잠시 기다려 주며,

기쁜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함께 기뻐해 주는 사람.

좋은 친구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오늘 배우자에게 친구처럼 물어보세요

혹시 요즘 배우자와 생활에 필요한 이야기만 나누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은 남편이나 아내라는 역할을 잠시 내려놓고 오래된 친구에게 말하듯 한번 물어보면 어떨까요?

"요즘 당신은 무슨 생각을 가장 많이 해?"

"요즘 제일 힘든 것은 뭐야?"

"요즘 당신을 기분 좋게 하는 것은 뭐야?"

그리고 답을 들으면 해결해 주려고 서두르지 말고 그냥 들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나는 몰랐네."

그것으로 충분할 때도 있습니다.

행복한 부부는 언제나 의견이 같은 사람들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때로는 연인처럼 설레고,

때로는 가족처럼 서로를 품어 주며,

때로는 오래된 친구처럼 아무 말 없이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들입니다.

저도 우리 부부가 앞으로 그런 친구로 늙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젊은 시절 직장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신선함을 느꼈던 것처럼, 아직도 서로에게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모습이 남아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어도 배우자는 여전히 알아 갈 것이 많은 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좋은 부부가 되려고 너무 애쓰기 전에, 오늘은 배우자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보면 어떨까요?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다면, 어쩌면 좋은 부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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