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의 배우자를 고른다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40대 중반쯤, 신앙심이 깊은 한 직장 동료가 제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신앙이지요."
그런데 그분은 의외의 답을 했습니다.
"저는 성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신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을 오래 경험하고, 여러 부부를 만나 상담하면서 그 말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신앙은 방향을, 성격은 관계를 만듭니다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이며 신앙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매일 함께 살아가는 현실입니다.
아무리 신앙이 좋아도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작은 오해가 반복되고, 갈등은 점점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부부는 갈등이 생겨도 다시 회복하는 힘이 있습니다.
신앙과 성격은 어느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비교할 수 없습니다.
신앙은 인생의 방향을 세워 주고, 성격은 그 방향을 함께 걸어가는 방식을 만들어 줍니다.
행복한 결혼에는 두 가지 모두가 필요합니다.
사랑이 부족해서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부부를 만나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갈등은 사랑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서로를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왜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하지?"
"왜 그렇게 행동하는 걸까?"
"혹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닐까?"
이런 고민의 상당수는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성격과 기질의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누군가는 말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누군가는 혼자만의 시간이 있어야 회복됩니다.
누군가는 계획을 세워야 편안하고,
누군가는 즉흥적인 삶에서 자유를 느낍니다.
문제는 서로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고 결혼하는 것입니다.
결혼 전에 꼭 심리 데이트를 해 보세요
그래서 예비부부에게 꼭 권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결혼 준비를 하면서 예식장만 알아보지 말고 심리 데이트도 해 보십시오.
성격검사를 함께 해 보고,
가치관을 이야기하고,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반응하는지,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부모님과의 관계는 어땠는지,
자녀 교육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앙생활은 어떤 의미인지 차분히 대화해 보십시오.
심리검사는 사람을 평가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지도와 같습니다.
지도를 가지고 여행을 떠나면 길을 잃어도 다시 방향을 찾기 쉽습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의 마음 지도를 알고 시작하는 부부는 갈등 속에서도 다시 길을 찾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사랑은 시작이고, 이해는 지속입니다
우리 부부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성격이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서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상대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틀렸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서로를 이해했더라면 불필요한 상처는 훨씬 줄어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젊은 연인들에게 말합니다.
맛집도 가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떠나십시오.
하지만 그 시간 속에 심리 데이트도 꼭 넣어 보십시오.
그 시간이 평생을 함께 살아갈 가장 든든한 준비가 될 수 있습니다.
성경이 말하는 건강한 관계
성경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삶을 권면합니다.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마음을 품으라." (빌립보서 2:2)
결혼은 완벽한 사람 둘이 만나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이해하고 배우며 함께 성장해 가는 여정입니다.
사랑은 결혼을 시작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해는 사랑을 오래 지속하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예비부부에게 권합니다.
감정 데이트만 하지 말고, 심리 데이트도 꼭 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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