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한 부모

사춘기 자녀와 대화가 어려운 진짜 이유

by 함께 배우는 상담사 JL 2026. 8. 26.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를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요즘은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요."

며칠 전에도 한 부모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중학생 아들이 게임에 빠져 있는데,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라는 말조차 꺼내기가 두렵다고 했습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면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다고 합니다.

"내가 알아서 할게."

대화는 거기서 끝이었습니다.

부모는 답답하고, 아이는 귀찮아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사춘기라서만은 아닙니다

많은 부모는 사춘기가 되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춘기는 심리적으로 독립을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부모보다 친구의 영향력이 커지고, 자신의 생각을 갖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간섭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춘기 자녀가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사춘기라도 부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요?

저는 상담을 하면서 한 가지를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대화는 사춘기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쌓여 온 관계의 결과라는 것입니다.

부모는 걱정하고, 아이는 통제받는다고 느낍니다

부모가 잔소리를 하는 이유는 대부분 사랑 때문입니다.

게임을 너무 오래 하면 공부가 걱정되고, 늦게 자면 건강이 걱정됩니다.

부모는 걱정하는 마음으로 말합니다.

그런데 아이는 다르게 듣습니다.

"또 시작이네."

"나를 못 믿는구나."

"또 혼나겠네."

같은 말인데 부모는 걱정으로 말하고, 아이는 통제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대화가 어려운 이유는 말의 내용보다 말을 듣는 감정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사실 저도 부모로서 같은 실수를 했습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꾸 말했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주려고 했습니다.

그때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자녀들이 뜻밖의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엄마 아빠 잔소리가 너무 싫어서 대학을 일부러 타지로 갔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아이들을 사랑해서 한 말들이었는데, 아이들에게는 부담과 스트레스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부모로서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사랑이 크다고 해서 잔소리도 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사춘기에는 말보다 관계가 먼저입니다

사춘기 자녀는 부모의 해결책보다 부모의 신뢰를 먼저 원합니다.

"오늘 학교는 어땠어?"

"게임 재미있었어?"

"요즘 무슨 생각을 많이 해?"

이런 질문을 해 놓고도 바로 충고하지 않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 끝까지 들어 주십시오.

바로 해결책을 말하기보다,

"그랬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

"엄마는 네 생각이 궁금했어."

이런 말이 아이의 마음을 엽니다.

부모는 말을 줄일수록 아이는 말을 늘리기 시작합니다.

잔소리보다 질문이 아이를 성장시킵니다

게임을 너무 오래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 좀 그만해!"

대신 이렇게 질문해 보십시오.

"네 생각에는 하루에 어느 정도 하면 좋을까?"

"공부와 게임을 둘 다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질문은 아이에게 생각할 기회를 줍니다.

잔소리는 잠시 행동을 멈추게 할 수 있지만, 질문은 아이 스스로 선택하는 힘을 길러 줍니다.

부모도 성장합니다

부모는 완벽해서 부모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저 역시 아이들을 다 키운 지금도 가끔 후회합니다.

'조금만 더 들어 줄걸.'

'조금만 덜 말할걸.'

하지만 그 후회가 저를 더 좋은 상담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부모 상담을 하면서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사춘기 자녀는 부모의 말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잔소리를 거부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말을 줄이고 신뢰를 늘리면 아이는 다시 부모에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부모의 지혜

성경은 부모에게 이렇게 권면합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에베소서 6:4)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는 말씀은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가르치되, 아이의 마음을 먼저 이해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춘기는 부모와 멀어지는 시간이 아니라, 대화의 방법을 바꾸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혹시 오늘도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게 될 것 같다면 잠시 멈추어 보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한마디 먼저 건네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엄마는 네 이야기를 먼저 들어 보고 싶어."

그 한마디가 다시 대화를 시작하게 하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잔소리를 오래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에게 존중받았던 순간을 오래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