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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은 한 줄의 직선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웃음으로 가득했던 날이 있었고, 눈물로 밤을 지새웠던 시간도 있었다. 어떤 독자님들은 아직 비교적 짧은 인생을 살아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 안에도 행복과 슬픔, 성공과 실패, 만남과 이별이라는 수많은 굴곡이 담겨 있다.

 

결혼은 두 사람이 각자의 인생을 가지고 만나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일이다. 그렇기에 예비부부는 서로의 현재 모습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만들어 준 과거까지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뻤던 순간에는 함께 웃어 주고, 아팠던 기억에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서로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함께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야기해야 한다. 어떤 가정을 이루고 싶은지, 어떤 부모가 되고 싶은지, 어려움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함께 이겨 낼 것인지 미리 나누는 대화는 결혼생활의 든든한 기초가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문득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 떠오른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이 시는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그 사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함께 만나는 일임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예비배우자는 내 인생에 단 한 번 찾아오는 가장 소중한 방문객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대하기보다, 오래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쉼터가 되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 마음으로 지금부터 예비배우자와 함께 인생 그래프를 그려 보자.

 

먼저 A4 또는 B4 용지를 가로로 놓고 종이를 크게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좌표를 그린다. 가로축(x)은 나이, 세로축(y)은 감정의 강도를 나타낸다. 그리고 서로 다른 색깔의 펜을 준비하여 자신의 삶을 그래프에 표현한다.

 

 

 

1. 과거의 기쁨(A 영역)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행복했고 감사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그 당시의 나이와 감정의 크기를 생각하며 그래프에 표시하고, 왜 그 일이 행복했는지 서로 이야기해 본다.

 

2. 과거의 아픔(B 영역)

힘들었던 경험, 실패했던 순간, 상처받았던 기억을 그래프에 표현한다. 배우자는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먼저 공감하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해결보다 이해받는 경험이 더 큰 치유가 되기 때문이다.

 

3. 함께 꿈꾸는 미래(C 영역)

결혼 후 이루고 싶은 행복한 일들을 자유롭게 나누어 본다. 여행, 자녀 계획, 경제적 목표, 신앙생활, 봉사, 노후의 모습 등 어떤 내용이든 좋다. 서로의 꿈을 그래프에 표현하며 미래를 함께 그려 본다.

 

4. 함께 준비할 어려움(D 영역)

인생에는 기쁜 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부모님의 노화, 경제적 어려움, 건강 문제, 자녀 양육의 어려움처럼 언젠가는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함께 이야기해 본다. 어려움을 예측하는 것은 불안을 키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더 든든하게 붙들어 주기 위해서이다.

 

그래프를 완성했다면 다음 질문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어 가면 좋다.

 

-과거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고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뜻대로 되지 않아 오래 마음에 남았던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의 내 마음은 어떤 상태인가요?

-우리가 함께 꿈꾸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부터 실천할 수 있을까요?

-우리 앞에 예상되는 걸림돌은 무엇일까요?

-그 걸림돌을 디딤돌로 만들 방법은 무엇일까요?

-오늘 활동을 하며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무엇인가요?

-아직 미처 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있나요?

 

이 활동의 목적은 과거를 평가하거나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인생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앞으로 함께 걸어갈 길을 바라보는 데 있다. 배우자의 그래프를 바라보다 보면 "당신이 이런 시간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마음이 생기고, 그 마음은 자연스럽게 존중과 감사로 이어진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라는 말을 남겼다. 인생이라는 학교에는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불행이라는 훌륭한 스승도 있다. 그 시간을 통해 우리는 더 깊어지고, 더 성숙해지며, 다른 사람의 아픔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결혼은 서로의 과거를 지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과거를 품어 주는 사랑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랑은 함께 미래를 그려 갈 때 더욱 단단해진다.

 

성경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성경)고 말씀한다. 부부란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이 말씀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배우자의 기쁨을 내 기쁨으로, 배우자의 눈물을 내 눈물로 받아들이는 삶이야말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동행이다.

 

함께 그린 인생 그래프는 단순한 선 몇 개가 아니다. 그것은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돌아보며, 앞으로 함께 써 내려갈 새로운 이야기의 첫 페이지가 될 것이다. 과거의 굴곡이 미래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손을 더욱 굳게 잡게 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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