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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부부는 서로 다르다.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며,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다.

그래서 행복한 부부와 그렇지 못한 부부의 차이는 서로 다른 사람이 만났느냐가 아니라, 그 다름을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느냐에 있다.

 

방어기제를 존중하기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을 보호하려는 반응을 보인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무의식적인 심리적 대처 방식을 방어기제라고 한다.

방어기제는 특별한 사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으며, 성장 과정과 성격, 살아온 환경에 따라 그 모습도 매우 다양하다.

부부가 갈등을 겪을 때도 이러한 방어기제는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어떤 사람은 감정이 격해질수록 대화를 멈추고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반면 어떤 사람은 그 자리에서 끝까지 이야기하며 문제를 해결해야 마음이 편했다.

또 어떤 사람은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고, 어떤 사람은 침묵으로 자신을 보호했다.

문제는 서로의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상대는 단지 자신을 보호하고 있을 뿐인데 배우자는 그것을 무관심이나 회피, 혹은 공격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래서 갈등은 점점 커지고,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왜 저 사람은 저럴까?"라는 답답함만 쌓이게 되었다.

그래서 결혼 전에는 서로의 방어기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성향인지, 서로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 사람인지를 충분히 알아갈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진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미 결혼한 부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숙한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배우자의 방어기제가 자신의 방식과 다르다고 해서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았다.

대신 "저 사람이 저렇게 행동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겠구나."라고 이해하려 했다.

상대를 존중하며 기다릴 줄 알았고, 자신의 방식만을 정답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이러한 태도는 부부관계에서 매우 중요했다.

사람을 변화시키려는 노력보다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었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나 메시지'​였다.

"당신은 왜 항상 그래?"

라는 말은 상대를 방어하게 만들었다.

반면,

"나는 이럴 때 많이 서운했어."

"나는 잠시 시간을 가진 후 이야기하면 좋겠어."

"나는 당신의 마음도 이해하고 싶어."

와 같은 표현은 상대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전달하게 했다.

대화의 주어가 '너'에서 '나'로 바뀌는 순간 갈등은 비난이 아니라 이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

물론 방어기제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았다.

오랫동안 형성된 삶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배우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계속한다면 누구나 조금씩 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심리학에서는 유머, 승화, 이타심, 인내, 자기관찰 등을 성숙한 방어기제로 설명한다.

결국 성숙한 방어기제란 자신의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갈등 속에서도 관계를 지켜 가려는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서로의 장점을 더 빛나게 하기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부부관계를 좋게 만드는 것은 배우자가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만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인정해 주며 자주 표현해 주는 일이었다.

사랑은 문제를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서로의 기쁨을 키워 갈 때 더욱 깊어졌다.

여기에서 김춘수 시인의 「꽃」이 떠오른다.

이름을 불러 줄 때 비로소 꽃이 되듯이 배우자도 관심과 인정, 사랑의 표현을 받을 때 더욱 아름다운 존재가 된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처럼 오래 바라볼 때 비로소 예쁨이 보이고,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말했듯이 많은 시간을 들여 길들인 장미는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나'와 '너'는 서로 다르지만 '우리'라는 공동의 가치는 하나가 될 수 있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더 빛나게 하며,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건강한 가정이 세워졌다.

결국 행복한 부부는 서로를 닮은 사람들이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면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었다.

그 방향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시간 속에서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어 갔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라." (에베소서 4:2)

 

하나님께서 우리의 부족함을 품어 주셨듯이 부부도 서로를 이해하고 기다리며 사랑으로 품어 줄 때 더욱 성숙한 관계로 자라게 된다.

성숙한 방어기제의 출발점은 상대를 바꾸려는 마음이 아니라 사랑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하나님 안에서 더욱 깊어지고 아름답게 열매 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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