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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리 데이트 필요성

오래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외국 영화였는데 제목도 기억나지 않고 내용도 거의 생각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영화가 끝난 후 나누었던 대화만큼은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총을 쏘고 쫓고 싸우는 장면으로 가득했다.

영화가 끝나자 한 동료가 말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영화 보는 내내 적에게 총을 실컷 쏘아대고 온 기분이야."

그런데 나를 비롯한 다른 몇몇 동료들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아휴, 영화 잘못 골랐어. 보는 내내 총만 맞다가 나온 것 같아."

우리는 모두 같은 영화를 보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장면을 보았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총을 쏜 기분이었고, 어떤 사람은 총을 맞은 기분이었다.

그때 새삼 깨달았다.

사람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같은 상황을 경험해도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같은 말을 들어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 사람마다 타고난 기질과 성격, 가치관과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평생을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선택할 때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닐까.

결혼 후 깨달은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결혼생활이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부부는 신혼 초부터 의외의 문제로 자주 다투었다.

바로 생활 리듬이었다.

한 사람은 초저녁잠이 많고, 한 사람은 새벽잠이 많았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생활 속에서는 이것이 생각보다 큰 갈등의 원인이 되었다. 서로의 생활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서운함이 생겼고, 때로는 자존심까지 상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에는 정말 심각했다. 그렇게 사소한 문제로도 수없이 다투었다.

돌이켜보면 신혼 초의 우리는 서로 사랑했지만 서로를 잘 알지는 못했다.

연애할 때는 대부분 감정 데이트를 한다.

맛집을 찾아다니고, 영화를 보고, 여행을 가고, 기념일을 챙기고, 늦은 밤까지 통화를 한다. 서로의 좋은 모습만 보여 주고, 행복한 감정에 집중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결혼은 감정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아이를 낳고, 집 문제를 해결하고, 양가 부모님을 챙기고, 자녀 교육을 고민하며 살아가다 보면 부부는 예상치 못한 현실 앞에 서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민낯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때서야 비로소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었구나'를 알게 된다.

많은 부부들이 결혼 후 환상이 깨졌다고 말한다.

사실 환상이 깨진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젊은 사람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감정 데이트만 하지 말고 심리 데이트도 꼭 해 보세요."

 

2) 심리데이트 방법

심리데이트란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데이트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를 묻는 것을 넘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떻게 반응하는지, 갈등이 생기면 회피하는지 대화하려 하는지, 사랑을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데이트를 할 때 상대가 동물을 어떻게 대하는지 살펴보자.

길고양이를 귀하게 여기는지, 약한 존재를 함부로 대하지는 않는지, 우는 아이를 보면 안타까워하는지, 불편해하며 외면하는지를 살펴보자.

이러한 모습은 그 사람의 인성을 보여 주는 작은 단서가 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을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배우자를 알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알아야 한다.

나는 어떤 성격인가?

나는 갈등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하는가?

나는 어떤 사랑을 원하는가?

부모와의 관계는 현재의 인간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3) 나 이해하기

요즘은 다양한 심리검사와 상담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성격과 기질을 이해하는 검사, 애착유형 검사, 의사소통 유형 검사, 갈등해결 유형 검사, 스트레스 대처 방식 검사 등은 자신과 상대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중요한 것은 검사 결과 자체가 아니다.

그 결과를 놓고 서로 진솔하게 대화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상처를 받는다."

"나는 사랑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이런 점이 두렵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상대를 이해하는 폭이 훨씬 넓어진다.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일이지만, 실제로는 두 개의 다른 세계가 만나는 일이다.

서로 다른 성장 배경과 가치관, 생활 습관, 사랑의 방식이 만나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 간다.

그러므로 결혼 준비는 예식장을 예약하고 신혼집을 구하는 것만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다.

배우자를 이기기 위해 상대를 알라는 뜻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함으로써 불필요한 싸움을 줄이고,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지혜를 얻으라는 뜻일 것이다.

 

4) 좋은 배우자 되기

행복한 결혼생활은 운이 좋아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배려, 그리고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만들어진다.

가정은 가족 모두의 심리적 안식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부부가 있다.

부부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자녀들은 안전함을 느끼고, 가정은 따뜻한 울타리가 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하고 싶다.

"감정 데이트만 하지 말고 심리 데이트도 꼭 해 보세요."

연애할 때부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시작한다면, 결혼 후 찾아오는 수많은 현실의 문제들 앞에서도 함께 손을 잡고 지혜롭게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결혼은 사랑으로 시작되지만, 이해를 통해 완성되기 때문이다.

결혼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사랑만으로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사랑은 시작일 뿐이었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다름을 인정하는 지혜, 그리고 끊임없이 배우려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사랑은 가정을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나는 이제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감정 데이트만 하지 말고 심리 데이트도 꼭 해 보세요."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다.

우리는 상대를 알기 전에 자신을 알아야 하고, 자신을 알기 전에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

하나님 안에서 자신의 상처를 이해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상대방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은 완벽한 사람 둘이 만나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서로 부족한 두 사람이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함께 성장해 가는 여정이다.

그래서 좋은 배우자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좋은 배우자가 되어 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여정의 중심에는 언제나 하나님이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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