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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쟁자

사람은 경쟁자가 없을 때보다 경쟁자가 있을 때 더욱 열정적으로 살아가게 된다. 누군가 나보다 앞서 있는 사람을 보며 자극을 받고, 때로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이 배우고 노력한다. 그래서 선의의 경쟁자는 나를 성장시키고 활력 있게 만드는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그 경쟁자를 인생의 스승이라 불러도 좋고, 감사한 존재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나의 삶에도 크고 작은 경쟁자들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성적이 비슷한 친구가 있었고, 사회에 나와서는 능력이 뛰어난 동료들이 있었다. 그 당시 그들이 마냥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그들이 없었다면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게으름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고,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2) 김연아와 아사다마오 선수

문득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마오 선수가 떠오른다. 두 사람은 오랜 시간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경쟁했다. 언론은 늘 둘을 비교했고, 많은 사람들은 누가 더 뛰어난 선수인지를 놓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승패가 아니다. 두 선수는 서로의 존재를 통해 더욱 성장했고, 서로를 존중하며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그들은 적이 아니라 서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해 준 동반자였다. 만약 한 사람만 존재했다면 지금과 같은 눈부신 성장과 감동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3) 경쟁에 대한 관점

이처럼 사실 경쟁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경쟁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이다. 경쟁을 전쟁으로 생각하면 상대는 반드시 이겨야 할 적이 된다. 상대의 성공은 곧 나의 실패처럼 느껴지고, 상대의 행복은 나의 불행처럼 여겨진다. 그러한 경쟁은 사람의 마음을 지치게 하고 삶을 메마르게 만든다. 그러나 경쟁을 성장의 기회로 받아들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상대는 나를 넘어뜨리려는 적이 아니라 나를 깨우는 사람이다. 내가 보지 못했던 부족함을 발견하게 해 주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촉진제가 된다.

 

4) 경쟁의 순리

생각해 보면 자연 속에서도 건강한 긴장감은 생명의 활력을 만들어 낸다. 바람이 불어야 나무의 뿌리가 더 깊어지고, 물살이 있어야 강물은 썩지 않는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도전과 긴장이 있을 때 우리는 성장한다. 경쟁자는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는 존재다. 그래서 경쟁자를 만난다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축복일 수 있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느낄 때 찾아오는 좌절감, 비교 속에서 느끼는 열등감,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우리를 힘들게 한다. 특히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사람을 비교한다. 학력, 직업, 재산, 외모, 심지어는 행복의 정도까지 비교한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새 경쟁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경쟁 자체에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조금만 시선을 넓혀 보면 경쟁의 의미는 달라진다. 인생은 백 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에 가깝다. 어떤 사람은 앞에서 달리고, 어떤 사람은 뒤에서 달린다. 어떤 사람은 빠르게 가고, 어떤 사람은 천천히 간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보다 앞서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것이다. 삶의 진정한 가치는 비교 속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주어진 삶의 의미와 사명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삶을 보다 멀리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여기서 말하는 멀리 바라봄은 단지 육신의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죽음 이후의 삶까지도 성찰해 보는 것이다. 영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지금 우리가 그토록 집착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아주 작은 문제일 수 있다. 오늘의 승리와 실패, 칭찬과 비난, 앞섬과 뒤처짐도 결국은 인생 전체의 여정 속에 있는 작은 한 장면에 불과하다.

그러한 시선을 갖게 될 때 우리는 경쟁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진다. 여전히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에 매이지 않는다.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경쟁자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할 수 있는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때 비로소 경쟁은 갈등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 된다.

 

5) 경쟁자를 감사함으로

나이가 들면서 문득 생각한다. 예전에는 그렇게 크게 보였던 경쟁자들이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내가 이겨야 할 사람으로 보였던 이들이 어느새 나를 응원해 주는 격려자가 되었고, 함께 걸어가는 친구가 되었다. 젊은 시절에는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누구와 함께 걸어왔는지가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나이 든다는 것은 경쟁에서 벗어나 사람을 얻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남과 비교하지 않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각자의 삶을 축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이제 나는 경쟁자를 미워하기보다 감사하려 한다. 그들은 나를 괴롭힌 사람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내 삶의 장애물이 아니라 디딤돌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경쟁자를 감사함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모두가 승패와 비교를 넘어 자유로운 영혼으로 만나 서로를 축복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날이야말로 진정한 승리의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소망을 품게 된 지금, 나는 나이 듦이 참 좋다.

이처럼 하나님은 때로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경쟁자를 보내셨고, 때로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친구를 보내셨다.

돌아보니 그들은 모두 하나님의 선한 도구였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만나는 사람들을 감사함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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