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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어기제의 사례

 

우리 아버지 이야기를 소개하고 싶다.

아버지는 시골 농부셨다. 그것도 5남매의 맏이, 9남매의 아버지로 잘 살아내기 위한 성실함과 불굴의 의지로 똘똘 뭉쳐진 강직한 농부셨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6.25 사변과 그 직후의 가난함과 그 이후의 격렬했던 근대화 과정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섯 형제와 아홉 자녀를 키워내기 위한 장남으로써의 삶의 여정은 상상만 해도 우리들의 삶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여러 번 넘겼다는 죽을 고비에 대한 이야기도 가슴 졸이며 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릴 적 이런 일이 있었다. 아버지는 아침 식사를 하시자마자 논을 둘러보러 나가셨다. 어머니는 설거지를 하고 난 뒤, 밭으로 막 나가시려는 참인데, 그때 밥을 얻어먹기 위해 어떤 분이 오셨다. (그때는 그런 일이 일상이었다.) (일꾼)을 얻어 놓아 빨리 나가셔야 했던 어머니는 쟁반에 밥과 반찬을 설렁 설렁 담아 드리며, 다 드신 후 쟁반과 그릇은 그 자리에 놓고 가시라 하시고는 부지런히 밭으로 나가시려던 참에, 논에 나가셨던 아버지가 들어오시면서 그 광경을 보셨다. 그리고 아버지는 어머니께 버럭 화를 내시며 상에 다시 잘 차려 드리라하셨고, 어머니는 체념한 듯 아무소리 안하시고 상(그 분들이 오시면 차려 드리는 조그만 밥상이 있었음)에 밥을 다시 차려드리고 나가시는 것이었다.

그 후 큰 오빠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 당시 그 분들 사이에서 ○○ 세원 집에 가면 사람대접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지금은 도시에 집중되어 있지만, 그때는 시골에도 그 분들이 참 많았었다.

나는 이 장면을 기억하며 자라왔고, 어른이 되어서 가끔씩 아버지 편에서와 어머니 편에서 이 추억의 한 장면을 골돌히 생각해 보기도 했었다. 이 글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쓰고 있기에 아버지 편에서의 의견만을 고려하겠다.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시간이 있어서 그 분들께 적선을 하신 것이 아니었다는 것은 여러분도 짐작하실 수 있으실 것이다. 이러한 아버지의 이타적인 삶의 방식은 한없이 힘들고 고단했을 아버지의 삶을 행복한 삶으로 승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을 것이다.

이런 아버지의 가치관이 우리 자식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는지, 나는 한참 공부해야할 고3때 뜻을 같이 한 친구들과 어느 한 재활원으로 한 달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다녔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참 행복하다. 그 후에도 대학 때 야학교사 활동, 직장 생활시 이런 저런 돕기 활동, 퇴직 후 성인 문해 기관의 봉사 활동 등으로 행복한 삶이 이어졌다. 생각해 보면 나의 이와 같은 소소한 이타적 삶은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체화된 것이라 생각한다.

형제들 이야기까지 쓰면 자랑이 되어버릴 것 같아 생략하겠다. 이미 나의 이야기도 자랑이 되어 버린 것 같아 왠지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이렇게 아버지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타심은 내게는 가장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들로 힘들 때가 많다. 그 힘든 일은 나 때문만도, 너 때문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나의 삶인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그 힘든 일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생각만 해도 제게 행복감과 안정감을 주셨던 시골 농부 할아버지 같은 나의 키 작은 아버지였다.

2) 방어기제의 종류

방어기제는 프로이트와 그의 딸 안나 프로이트 등 정신분석학자들이 창안한 개념으로 두려움이나 불안,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작동되는 자기 방어를 위한 불안자동조절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즉 인간은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실을 조작하거나 부정하고, 왜곡하는 본능이 있는데, 이것이 자신의 방어기제라 할 수 있다.

이들은 방어기제로 보상, 전위, 동일시, 섭취, 승화, 주지화, 합리화, 격리, 복원, 백일몽, 투사, 퇴행, 부정, 억압, 반동형성 등을 들고 있다.

이러한 방어기제들 중 일반적으로 나쁜 방어기제는 억압, 투사, 퇴행, 부정, 합리화, 히스테리 등이 있으며, 성숙한 방어기제는 이타주의, 승화, 억제, 유머등을 들 수 있는데, 성숙한 방어기제를 쓰는 사람은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내적갈등 상황에서의 개인의 방어기제는 그 사람의 습관이 되고 성품이 된다. 그래서 더욱 성숙한 방어기제가 형성되어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3) 성숙한 방어기제

지금도 살다보면 가끔 고향 사람을 만나 아버지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6.25때 아버지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 아버지 도움을 받으신 분이었는데 거꾸로 작은 아버지의 생명의 은인이 되어 주셨다는 이야기, 우리 집 논일을 많이 할 때면 동네 분들이 아기들까지 와서 밥을 먹고 가기 때문에 마치 동네잔치 같았다던 훈훈한 추억들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럴 때면 듣는 나도 참 행복하다.

그러나 현재 내 삶은 그와는 조금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늘 아버지의 고단한 삶 가운데서도 선택하고 추구하셨던 이타적 방어기제, 바로 그 추억의 이타적 삶을 동경하고, 희망하며 살고 있다. 행복한 삶을 말이다. 나다운 이타적 삶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그 날을 꿈꾸어 본다.

그래서 나는 잠깐 행복하게 사는 법, 즉 성숙한 방어기제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성숙한 방어기제로는 보통 첫 번째로 이타주의 즉 이타적 행동을 들고 있다. 두 번째로는 갈등을 예술적 창조 활동으로 승화를 시키는 것을 들 수 있다. 세 번째로는 부정적 느낌을 억제하고, 밝은 면만 보려고 하는 인내를 들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사태를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유머스런 태도를 들 수 있다.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읽어가며 이러한 성숙한 방어기제에 익숙해지고 습득되어 체화됨으로 삶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