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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우자 공부의 필요성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은 누구일까?
나는 ‘배우자’라고 말한다. 혹자는 ‘부모’, 혹자는 ‘자식’이라 말할 수 있겠지만, 부모는 나의 원가족이요, 결혼 전의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내가 보살피고 조력해야할 존재이다.
따라서 나의 가정의 주체는 나와 나의 배우자다. 그러니 나의 전 인생에서 나에게 실질적으로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사람은 나의 배우자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의 혹은 현재의 배우자에 대해 많이 공부해야 한다. 혹자는 결혼하기 전에 부모 공부를 해야 하며, 부모 자격증을 따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왕왕 있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물론 부모 공부도 중요하다. 예전에 학부모와 연관 있는 곳에서 일을 할 때 나도 부모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서 참으로 많이 주장했었다. 그러나 좀 더 살아보니 사실은 부모 공부보다 배우자 공부가 더 우선되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다. 배우자 역할을 바르게 하면 곧 부모의 역할도 바르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삶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다.
2) 결혼의 일반 현실
누구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예전에는 배우자 공부, 부모 공부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았었다. 아무런 생각이나 느낌이 없는 상태에서 이성을 만나 데이트하고, 데이트하다 감정적으로 서로 좋아하게 되거나 서로 통한다고 생각되면, 또는 환경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여건이 맞으면 배우자로 결정을 하고, 결혼을 추진했었다. 그리고 자녀 계획에 따라, 혹 어떤 경우는 전혀 자녀 계획도 없이 그냥 자녀를 낳아 키우며 사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이혼율이 증가하는 것을 보아 시대가 많이 발달된 지금도 그런 경우가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보통 어떤 아내가 되어야겠다, 어떤 남편이 되어야겠다, 혹은 어떤 남편과 어떤 아내로 살아야겠다는 등의 세밀한 의견 나눔도 없이 감정과 환경의 여건이 흐르는 대로 결혼을 하게 된다. 또 어떤 부모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나 각오를 해 보지 않은 채, 결혼했으니 임신을 하고, 자녀를 출산하고, 그리고 부모 역할을 어설프게 해 나간다. 그래서 아이도 아프면서 자라고, 부모도 아프면서 부모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니 부부는 참으로 많은 갈등을 겪게 되며, 아직 심리적으로 단단하지 못한 그런 부모한테서 태어난 그 자녀들의 삶도 상처투성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인격이 잘 갖추어지고 그래서 부부 사이를 원만하게, 아니 행복하게, 서로 존중하며 잘 지내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서 이들은 자녀들에게도 훌륭한 부모 역할을 잘 한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이 글의 대상에서 제외다. 하지만 이들도 본 글에서 많은 힌트를 얻어 남은 삶을 가족과 함께 더욱 행복하고 풍성하게 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 본다.
살다보니 우리 부부는 연을 맺은 지 어언 40여년이 흘렀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매우 아픈 결혼생활이었다. 어떤 부부는 이 정도 살면 눈빛만 봐도 배우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감정인지를 다 알아서 그 어떤 관계보다도 더욱 편안한 관계가 된다고 한다. 이제 우리 부부도 오랜 세월 같이 살아온 만큼, 많이 편안해 졌다. 그래도 아직 의견대립은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그냥 상대방을 인정한다는 느낌으로, 혹은 배려한다는 느낌으로 살고는 있다. 그러다 가끔은 불화했던 옛 생각이 되살아나서 분노 감정의 노예가 돼버리기도 한다. 예전엔 ‘분노조절 장애’라 명명할 정도로 힘든 때도 있었다.
부부생활 전체가 그러했으면서도 이것이 애증이라고나 할까, 자식 때문이라고나 할까, 아니면 종교적 순종의 심리라고나 할까, 아니면 노부모님께 상처를 드리고 싶지 않기 위함이라고나 할까, 우리 부부는 헤어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 지긋 지긋한 부부싸움의 연속선상에서 늘 삶을 한탄하며 노년의 초입에서까지도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고 있었다.
3) 커플 상담
그러던 어느 날 남편에 대한 살벌한 제 마음이 봄 눈 녹듯 녹는 사건이 있었다.
상담을 받아보라는 자녀들의 강력한 권유가 있었는데, 남편은 거절하여 나 혼자만 상담을 받게 되었다. 상담소에서 비록 남편은 상담을 받고 있지는 않았지만, 우리 부부가 함께 TCI 성격검사를 받아보길 권했고, 나와 남편은 이에 응했다. 그런데 나와 남편의 TCI 성격 검사 결과 모든 항목에서 서로 반대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결과가 그래프로 그려져 나왔다. 단 한 가지 ‘자기 초월성’ 영역에서만 일치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 부부는 둘 다 신앙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그 성격검사 이후 남편은 처음으로 나에게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이토록 맞지 않는 나와 맞추며 사느라 당신 정말 애썼겠다. 나는 사람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며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결혼 이후 처음으로 나에게 사과라는 것을 했고, 또 우리가 서로 매우 다름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 한 마디 말을 듣기위해 남편과 지금까지 평생을 그토록 지독하게 싸워온 듯하여, 더욱 목 놓아 울었으나, 내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워짐을 느꼈었다. 그 후로는 이런 저런 자녀들 문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남편과 상의할 수 있었다.
또한 남편과 나는 우리가 서로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기에, 가능한 말을 아끼며,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의도적으로 이해한다는 말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이제 우리 부부는 보다 평화로운 방법으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행복한 노년의 삶을 가꾸어 가고 있다.
이제 노년의 초입에 들어섰는데, 드디어 나의 가정에도 행복이라는 희망의 싹이 트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좌절되고, 또 좌절되기만 했었던 ‘행복한 가정’에 대한 꿈을 다시 꿔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나의 가정은 에덴동산으로 조금씩 회복되어 가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그렇게 감사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 시절 이후 황혼이혼이 더 많아졌다고 한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부부가 더욱 하나 되어 잘 견뎌내야 할 때인데 말이다. 이들에게도, 우리 부부에게도 이 일이 ‘좀 더 젊었을 때 찾아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진정한 행복을 위하여 결혼은 그 준비과정부터 공부하며 진행해야 함을 필히 느꼈다. 요즈음은 심리 상담이 일반화 되어 가고 있다. 심리 상담을 통해 자신과 배우자에 대한 공부를 하기에 참 좋은 시절이다.
이 글을 결혼생활과 관련이 있는 예비부부, 젊은 부부, 노부부 등 모든 부부들이 읽으면 좋겠다. 특히 결혼을 위해 배우자를 찾고 있는 이들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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